67분 2003-02-21 금 딴집 살림을 했던 남편의 객사로 허무감에 시달리던 복자(김수미)는 딸 소란(서유정)의 아파트로 온다. 집안에 남자의 물건이 널려 있는 것을 보고 복자는 소란에게 윤재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엄마에게 맺힌 게 많은 소란은 복자를 아예 무시해버린다. 소란은 동생 지섭의 아내가 산후구완을 받을 때까지 엄마를 모셔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주일을 시한으로 못박지만, 엄마와 지낼 일이 암담한 가운데, 두 모녀는그날부터 당장 말싸움을 벌인다. 다음날, 함께 외식을 하면서 두 사람은 모처럼 마음을 열지만 윤재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두 사람은 다시 크게 싸운다. 엄마는 마침내 떠날 결심을 하고, 딸이 일하는 부티크를 찾아가지만, 거기서 딸이 윤재처에게 행패를 당하는 것을 보고 윤재처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한다. 엄마는 소란에게 윤재와 헤어지라고 종용하지만, 바람기 많은 아버지에 대한 상처로 사랑과 결혼을 두려워하는 소란을 보고, 자신의 삶에 이어 딸의 삶에까지 드리워진 남편의 어두운 그림자를 확인하고 망연해 한다. 소란이 잠든 사이 집을 나온 복자는 공원을 서성이고, 소란은 가출한 엄마를 공원관리소에서 연락을 받고 만난다. 소란은 복자를 지섭의 집으로 데려다 준 후 윤재와의 관계를 끝내고, 새로 마련한 한옥집에서 엄마와 새로운 출발을 한다.